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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화이론 (priming effect)

여론 변화의 방향 예측 가능케 해

점화효과이론(The Theory of Priming Effect)

 

언론의 영향력을 논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이론 가운데 하나가 의제설정 이론이다. 그런데 이 이론은 언론이 특정한 이슈를 강조해서 보도하면, 공중이 그 이슈를 중요하게 간주한다는 것을 예측할 뿐, 그에 따라 여론의 찬반의 방향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예측하지 않는다. 이는 분명 의제설정 이론이 갖는 한계이다. 최근 등장한 ‘언론의 점화효과’에 대한 논의는 이러한 의제설정 이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점화효과 이론은 의제설정 효과가 성립한 후에 발생하는 이차적 효과, 즉 여론의 변화방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언론의 점화효과 이론의 성립 배경

 

여론은 근대 민주주의의 기본 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민주사회에서는 여론의 형성에 따라 한 사회의 중심적인 이슈가 결정되며, 여론의 변화에 따라 정치적 세력판도가 변하게 되며, 여론의 결정에 따라 정치적, 정책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현대 언론학에서는 언론의 영향력을 논할 때, 언론이 여론의 향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 주로 탐색하며 이러한 영향력의 가능성을 경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노력한다.


‘점화효과(priming effect) 이론’과 ‘틀 짓기 효과(framing effect) 이론’은 언론이 여론의 향방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개발된 대표적인 현대 매스커뮤니케이션 효과이론이다. 그런데 이 두 효과이론은 모두 언론의 의제설정 기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의제설정 이론은 다른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의 효과가 아닌 ‘뉴스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설명하며, 동시에 그 효과의 규모가 적지 않다는 점을 주장한다. 따라서 의제설정 이론이 소개된 후, 많은 언론인과 언론학자가 의제설정 이론을 원용해서 언론현실을 해석하고 설명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런데 의제설정 이론에는 결정적인 문제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이 이론은 언론이 특정한 이슈를 강조해서 보도함에 따라 공중도 그 이슈를 중요하다고 인식하게 된다는 것을 설명할 뿐, 그 결과 여론의 향방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예측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점화효과 이론은 의제설정 이론이 설명을 멈춘 곳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이론은 ‘언론이 한 이슈를 중요하다고 보도한다면 그 후에 여론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이론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점화효과 이론은 언론이 특정 이슈를 강조해서 보도하면, 공중은 언론이 강조한 이슈와 관련된 개념이나 용어를 지배적으로 사용하게 됨으로써, 그들의 정치적 판단이나 선택이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한다(Iyengar & Kinder, 1987).

 

점화효과 이론의 핵심적 가정과 이론적 명제

 

점화(priming) 개념은 원래 인지심리학에서 개인 지식의 구성요소인 개념들 간의 관련성을 설명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인지심리학에서는 흔히 개인의 지식을 개념들 간의 연결망(network)으로 모형화해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어떤 개인의 지식체계에 ‘김대중’에 대한 지식이 포함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계속해서 이 개인의 ‘김대중’에 대한 개념은 ‘대통령’, ‘햇볕 정책’, ‘노벨상 수상’, ‘호남정권’, ‘민주당’ 등과 같은 개념들과 연결망 구조로 결합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이 개인이 김대중이라는 말을 들을 때, 그 사람의 생각 속에는 ‘김대중’이라는 개념과 더불어 이와 연결된 ‘대통령’, ‘햇볕 정책’, ‘노벨상 수상’, ‘호남정권’, ‘민주당’ 등과 같은 개념이 동시에 떠오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일컬어 개념의 활성화 확산(spreading activation)이라고 한다(Collins & Loftus, 1975).


특히 이 과정에서 하나의 개념이 다른 하나를 활성화시켜 생각으로 떠오르게 하는 것을 의미점화(semantic priming)라 칭한다. 의미점화란 ‘햇볕 정책’이라는 개념이 활성화되면 이어서 이 개념과 의미적으로 관련이 있는 ‘김대중’과 ‘대통령’이 활성화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말한다. <그림>에 나타나 있듯이, 이 개인의 지식체계에는 ‘햇볕 정책’과 ‘호남정권’은 상호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 ‘햇볕 정책’은 ‘호남정권’이라는 개념을 직접적으로 점화할 가능성이 낮다(물론 이 경우에도 ‘햇볕 정책’은 ‘김대중’을 거쳐 ‘호남정권’을 간접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기는 하다).


아옌가와 킨더(Iyengar & Kinder, 1987)는 인지심리학에서 사용되는 점화 개념을 정치언론학에 적용시켜 다음과 같은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 대통령 후보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는 그의 인성, 정치적 이념, 과거 경력, 국정운영 능력, 소속 정당 등에 따라서 이루어진다.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언론은 특정한 이슈를 강조해서 보도함으로써 의제설정 효과를 이루는 동시에 대통령 후보에 대한 평가에 기준이 되는 ‘용어나 개념의 집합’을 결정할 수 있다.


점화효과 이론이 제시하는 핵심적인 이론적 가정은 다음과 같다. 의제설정 효과가 발생하면, 공중은 설정된 의제와 관련된 용어나 개념들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러한 용어나 개념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용어나 개념들을 머리 속에 떠올리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에서 어떤 정치인이나 이슈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을 경우, 공중은 스스로 중요하다고 판단한 그 용어나 개념들을 기준으로 판단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두 후보자가 있는데, 그중 한 명은 청렴한 정치인으로 인정받는 사람이며 나머지 한 명은 구시대의 정치인이지만 경제에 대한 식견이 있고 검증된 경영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가정해 보자. 또한 언론이 대통령 캠페인 중에 때맞춰 발생한 정치인의 뇌물수수 사건을 중점적으로 보도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유권자는 일차적으로 ‘정치인 뇌물수수’를 중요한 이슈로 인식하게 되며(의제설정 효과), 동시에 대통령 후보에 대한 평가를 내릴 때 ‘부패한 정치인인가 청렴한 정치인인가’를 중심으로 판단하게 된다(점화효과).


만약 동일한 국면에서 언론이 나라의 경제적 침체와 금융위기를 강조해서 보도하면, 유권자는 ‘경제적 위기’를 중요한 이슈로 인식하면서(의제설정 효과), 대통령 후보에 대한 평가는 ‘경제를 극복할 수 있는 지식과 전망이 있는가 없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점화효과). 결국 언론이 ‘정치인 뇌물수수’를 중요하게 보도할 것인지, 아니면 ‘경제적 위기’를 중요하게 보도할 것인지에 따라서, 뉴스 수용자는 두 후보 가운데 한 명을 더욱 선호하게 된다. 언론의 의제설정에 따라 유권자가 대통령 후보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아옌가와 킨더(Iyengar & Kinder, 1987)는 그들의 고전적인 연구에서 점화효과 가설을 경험적으로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뉴스가 ‘실업’에 대한 뉴스를 시청한 미국시민은 그렇지 않은 시민에 비해, 레이건 대통령의 실업문제에 대한 직무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가 레이건 대통령에 대한 일반적 평가에 영향을 더욱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또한 198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앞서, 미국 언론이 ‘이란 인질 사태’를 중점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카터 대통령의 외교능력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점화시키고 결국에는 카터가 레이건에게 참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점화효과와 이슈관리 전략

 

언론이 점화효과를 통해서 여론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됨에 따라, 기업, 사회단체, 정치인, 정당, 대통령 등은 언론이 특정한 이슈를 사회적 의제로 부각시키는 과정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언론이 중요하다고 보도하는 뉴스는 그 이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증가시키며 동시에 여론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다시 기업, 사회단체, 정치조직 등에 대한 평가에 이차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기업, 사회단체, 정치조직은 언론이 특정한 이슈를 강조해서 보도하는 것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된다.


현대 공중관계(public relations) 이론의 한 분야인 이슈관리(issue management)는 기업, 사회단체, 정치조직이 자신의 조직과 잠재적 또는 현재적으로 관련있는 이슈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슈관리의 관건은 기업이나 정당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이슈가 자신의 조직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사전에 예측, 진단하고 그에 대해 중장기적인 전략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기업, 사회단체, 정치조직은 언론을 직접 접촉해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자신의 조직에 유리한 이슈 환경을 조성하려 했다. 과거의 이슈관리는 사실상 미디어 관계(media relations)의 관점에서만 수행되었다. 다시 말해서, 언론에 보도자료와 홍보물을 배포하고, 이벤트에 언론인을 초대하고, 언론조직에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방법 등을 사용해 언론이 자신의 조직에 유리한 기사를 싣도록 유도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대 이슈관리 이론은 언론의 의제설정 과정과 그 후속 효과인 점화효과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전향적인 관점에서 이슈 환경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기업, 사회단체, 정치조직 등은 자신의 조직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과학적인 방법으로 사전에 이슈를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그 사실을 언론에 알림으로써 공시효과를 노리거나 공중에게 직접 홍보해서 여론을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환경보호 및 환경감시와 같은 이슈가 더 많이 뉴스를 타도록 간접적으로 노력하는 편이 더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언론이 환경에 대한 이슈를 강조함으로써, 공중이 환경이슈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높게 평가하게 되고, 결국 이는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인 역시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언론에 자신의 모습을 많이 내보이려 노력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먼저 분석해서 자신의 장점이 강조되는 이슈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 정치인으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체이스(Chase, 1984)는 조직이 이슈관리를 하는 과정을 정리해서 (1)이슈를 확인하는 단계, (2)이슈를 분석하는 단계, (3)이슈변화전략을 수립하는 단계, (4)이슈에 관련된 행동계획을 실행하는 단계로 구분했다. 이러한 이슈관리 전략은 점화이론이 등장하기 전부터 공중관계 전문가에게 알려져 있었지만, 점화이론의 확립은 기업이나 정당이 이슈관리를 해야 하는 적극적인 이유와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 사회단체, 정치조직 등은 자신의 조직에 대해 불리한 여론을 피하고 유리한 여론이 조성되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자신에게 유·불리한 이슈의 등장과 소멸을 확인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 사회단체, 정치조직은 자신에게 유리한 이슈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점화효과에 대한 논의는 기업, 사회단체, 정치조직이 이를 위해 언론에 대해 무리하게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자발적으로 의제설정을 하는 것을 활용하는 편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점화효과에 대한 논쟁점

 

언론의 점화효과에 대한 이론은 비교적 최근에 확립되었기 때문에, 아직 이 효과의 작동원리와 범위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가 축적되면서, 이 이론에 대한 다양한 비판과 논쟁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 비판 중에는 점화 효과가 과연 현실적인 것인지에 대한 논쟁으로부터 이 효과의 예측가능성에 대한 의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 가운데 중요한 것 두 가지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언론의 점화효과를 의도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가, 즉 점화효과의 발생을 예측·통제하는 것이 가능한가와 관련된 논쟁점이 있다. 점화효과를 의도적인 효과로 보려는 대표적인 입장이 바로 이슈관리적인 시각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점화효과를 의도적으로 노리고 이슈 환경을 특정 조직에 대해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특정 이슈가 언론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도록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점화효과는 뉴스 수용자의 머리 속에서 개념들 간의 ‘의미점화(semantic priming)’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일어날 수 없는 효과이다. 언론이 강조한 이슈에 사용된 용어 및 개념이 그 이슈와 관련한 정치인 및 정책이슈에 대한 의견을 형성하는 데 사용되어야만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언론이 비록 특정 이슈를 중요하게 다루더라도 공중이 그 이슈와 관련된 용어나 개념을 정치인이나 정책적 사안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의제설정 효과는 발생하더라도 점화효과는 불발에 그치게 된다.


예를 들어, 아옌가와 킨더는 카터 정권 때처럼 실업문제가 미국사회에 만연한 경우, 언론이 실업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더라도 이러한 이슈가 카터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실업문제는 미국 사회의 전반에 걸친 중요한 문제였으며, 미국시민이 대부분 걱정하고 있었던 문제였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역설적으로), 실업문제를 강조해서 보도한 미국 언론의 보도는 카터의 국정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데 별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점화효과는 의제설정 효과가 발생한 후에 나타나는 이차적인 효과이다. 이는 점화효과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언론이 특정 이슈를 중요하게 다루는 것이 필요조건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이 특정 이슈를 중요하게 다루더라도, 후속적으로 점화효과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즉 의제설정 효과는 점화효과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미과정 무시

 

둘째, 점화효과 이론은 언론보도의 내용이 산출하는 의미구성 과정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언론은 단순히 특정 이슈를 중요하게 보도함으로써 의제설정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언론은 보도를 통해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와 설명, 진단과 대책을 제시함으로써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의미와 해석을 전달한다. 즉 뉴스 수용자는 언론으로부터 어떤 이슈가 중요한가를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슈가 무엇에 대한 것이며 동시에 그 무엇의 내용에 대해서도 배우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이 의제설정 기능을 통해서 점화효과를 실현하는 것은 언론이 수행하는 보다 광범위하고 본질적인 효과에 비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점화효과가 예측하고 있는 하나의 전형적인 상황을 가정해 보자. 분단상황에 처한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선거 중에 언론이 남북한의 긴장과 갈등 상황을 강조해서 보도하게 되면, 유권자는 ‘안보’와 ‘이념’을 중요한 이슈로 인식하게 된다(의제설정 효과). 유권자는 또한 이와 관련된 용어나 개념을 사용해서 대통령 후보를 평가하게 되는데, 대통령 후보 가운데 ‘안보’ ‘이념’과 관련해서 불미스러운 경력이 있는 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되며, ‘안보’ ‘이념’과 관련해서 믿음직한 후보를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된다(점화효과). 결국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예로 든 이 선거에서는 ‘안보’ ‘이념’과 관련해서 신뢰할 수 있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그런데 의제설정 효과와 점화효과는 이 전형적인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가? 혹시 이러한 설명이 간과하고 있는 언론의 보다 근본적인 기능은 없는가? 언론은 현실에 대한 해석과 의미를 전달한다. 분단상황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유권자에게 있어서, 남북간의 새로운 갈등 가능성은 과거의 경험을 되살리는 악몽이 된다.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남북간의 갈등 고조는 과거에 대통령 선거에 즈음해서 유사한 사건을 경험한 유권자에게 있어서는 전형적인 위협적 메시지가 된다.


결국 유권자에게 있어서 이러한 뉴스 스토리는 자신이 과거에 경험한 이야기를 되살리거나, 전형적인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현실적 의미구성’의 틀을 제시한다. 언론의 이러한 기능에 대해 점화효과 이론은 어떤 구체적인 설명을 제시하지 못한다. 언론의 이러한 기능에 대한 설명은 점화 효과 이론의 한계를 넘어서, 언론의 ‘현실 구성’과 관련한 보다 폭넓은 시각과 이론적 논의를 필요로 한다


 출처 한국언론재단, 신문과 방송, 2001.11, 3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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